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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 예찬

미국의 원예가이자 동화작가 타샤튜더, 동화 같은 작은 집 비밀의정원에서 느리고 소박한 삶에 깃든 행복!: 집은 나를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by 노마드 25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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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살고 있는 사람을 보여준다.

어떤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나 그의 옷차림, 사외적 지위 이상으로 그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그가 사는 장소이다. 그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그가 사는 장소이다. 집에서는 모든 것이 사는 이의 명예를 높이거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를 둘러싼 가구와 물건들의 유형은 어떤지, 전체적으로 물건이 쌓여 있는지 또는 정돈되어 있는지, 차 또는 식사를 낼 때 섬세함과 여유가 느껴지는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지, 아니면 정반대로 신경질적이고 거북해하며 종종 속물적인 태도를 드러내는지..., 이 모든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가치와 취향을 드러내고 그가 인습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관대한 사람인지, 그 반대인지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신경을 쓰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려준다. 밖에서 10년을 자주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편이 그 사람에 대해 훨씬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원예가이자 동화작가인 '타샤튜더'
동화작자 타샤튜더의 씨크릿가든(비밀의 화원)

 

70년간 100권이 넘는 그림책을 펴낸 동화 작가 타샤튜더. 93세였던 그녀는 자신의 <비밀의 화원> <세라이야기>보다 더 동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집은 버몬트 주 시골에 있다. 19세기 생활을 좋아해서 골동품 옷을 입고 골동품 가구와 그릇을 쓰며 장작 스토브로 음식을 만든다. 타샤튜더를 가장 빛나게 만드는 건 30만평 단지에 만들어진 '비밀의 화원'이다. 18세기 영국식으로 꾸민 커티지(전원풍) 정원에는 일 년 내내 지지 않는 신비한 꽃들이 가득하다. 레몬 빛 수선화 속에 흰색 돌능금 꽃이 피는 5월이 되면 정원은 지상낙원으로 변한다.


원예가이자 동화작가인 타샤 튜더는 자연을 존중하고 삶을 사랑하는 낙천가였다.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낙천적이고 소박한 삶의 철학은 말초적 신경을 건드릴 만큼 맑고 깨끗하다.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어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을 공연하고 직접 키워 말린 허브를 끓여 오후의 티타임을 즐겼다. 밤이면 수제 양초를 켜둔 채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 그녀는 “우리 손이 닿는 곳에 행복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녀를 보다 가깝게 알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타샤튜더>부터 읽는 것이 좋다. 누구나 이런 문장을 읽는다면 그녀와 사랑에 빠질 것이다.

“나는 다림질, 세탁, 설거지, 요리 같은 집안일을 하는 게 좋다. 직업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늘 가정주부라고 적는다. 찬탄할 만한 직업인데 왜들 유감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 가정주부라서 무식한 게 아닌데. 잼을 저으면서도 셰익스피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을”

타샤 튜더의 매력은 이처럼 삶을 사랑하는 모습, 아무것도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드러난다. 그녀는 고독을 만끽한다. 자녀가 넓은 세상을 찾아 집을 떠나고 싶어 할 때 낙담하는 어머니들을 보면 딱한 기분마저 든다고 한다. 상실감이 느껴지긴 하겠지만, 어떤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둘러보기를 바란다는 ‘예쁜’ 조언을 띄우기도 한다. 인생은 보람을 느낄 일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짧으니 홀로 지내는 것마저도 얼마나 큰 특권이냐는 낙천적인 모습이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든다.
<출처 : 더리포트>

벽난로 위에서 요리하고 있는 동화작가 타샤튜더

집은 나 자신이 될 자유를 누리는 곳

당신의 삶은 불완전하고, 아파트는 너무 작은 데다 많이 낡았는가? 그렇다고 당신의 존엄을 되찾기 위해 궁궐에 살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인간의 존엄은 은행 계좌에 달려 있지 않다. 부자들은 집을 호화롭게 보이게 하려고 막대한 돈을 쓰지만, 그 윤택함은 인공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짜 윤택함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도, 물질적인 것도 아니다. 진정한 윤택함은 바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로부터의 자유, 사회적 관습으로부터의 자유, 나 자신이 될 자유, 자기만의 가치에 지지를 보내고 그것을 실천할 자유, 게다가 얼마나 소박한 곳에 살든 우리는 그곳에 우아함과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 두가지는 돈으로는 얻기 힘들다. 전문가가 개성 없이 장식한 실내에는 진실함, 진정함, 생생함이 없다. 그곳에 사는 사람의 성격도, 고유함도 반영하지 못한다. 

-도미니크 로로 '작은 집을 예찬한다'중에서...-

만들기를 좋아한 그는 자연이 주는 것을 감사히 받아 최대한 핸드메이드 살림을 했다. 채소를 키우고 손바느질로 옷을 짓고 비누와 양초를 만들고 바구니를 짜고 강아지, 닭, 비둘기를 길렀다. 손주들의 생일에는 정성스레 만든 인형을 선물했다. 그 하나하나에 어찌나 공을 들이는지 모두가 예술행위로 보인다.

남이야 뭐라 하든 

너의 발을 보아라 -선의 가르침-

행복은 무엇에도, 누구에게도 달려 있지 않다. 거만하고 무심한 사장도, 불쾌하게 대하는 배우자도, 습관처럼 드나드는 장소의 이미지에 '딱 맞지' 않는 자신의 모습도 행복과는 관계가 없다. 반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자기가 차지한 자리의 주인이 될 자유, 친구를 사귀고 어떤 관계를 맺을지 선택할 자유(인맥을 만들거나 사교용 주소록을 채울 목적이 아니라 인간적, 감정적으로 풍요로워질 목적으로), 사는 동안 우리는 온갖 옷을 입는다. 화려한 여왕의 옷, 거지의 누더기, 수도사의 긴 웃옷, 사장의 정장까지... 하지만 이러한 옷이 없다면 우리는 누구인가? 겉치레를 벗어버려야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에게 진정으로 믿는 삶의 방식과 거처는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더 행복해지려면 삶에 대한 인식을 수정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시선, 믿음, 사상...,구불구불 이어진 삶이라는 기나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끊임없이 사물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고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을 같은 선 위에 놓도록 강요한다. 그 결과 교외의 사치스러운 단독 주택에서 인생을 마감하리라는 끔찍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노년에 대한 그러한 이미지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직업적 성공, 넓고 멋진 아파트 또는 교외의 사치스러운 단독 주택은 인생의 목표여서도 행복의 이미지여서도 안 된다. 넓은 집의 쾌적함은 아담한 집에 살며 친구, 여행, 경험, 독서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 가벼움, 환상으로 충만한 삶을 누리는 데 비할 바가 못 된다. 돈은 단지 물질적 재산을 구입하기 위해서만 버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나는 얼마나 필요한지' 진지하게 묻는다면, 지금 살고 있는 지나치게 넓은 집을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직 펼치지 못했거나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열정을 발휘할 방법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동화작가 타샤튜더

행복은 살고 있는 공간의 넓이에 있지 않다.

주목받고 싶은 욕망을 떨쳐내고, 대중적 소비로 이어지는 행복의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지 않을 만큼 충분한 명석함과 개성을 갖추고 나면 진실에 이를 수 있다.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세계에 대한 근본적 욕구가 온갖 조각난 욕망 너머,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는 진실에 말이다. 그 세계에서는 결코 중요하지 않은 다툼이나 인색한 계산으로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는다. 우리는 오로지 사회적 지위를 증명하기 위해 얻은 모든 것을 던져버림으로써 굉장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벗 삼아 살아가며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쓸 일 없이 자기 의견과 선택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앤젤리나 졸리는 어느 인터뷰에서 '보통'의 삶이 그녀를 꿈꾸게 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이 말에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그렇게나 유명한 여배우의 입에서 나온 그 말들이 정말로 본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바느질하는 타샤튜더

 

타샤 튜더는 미국이 사랑하는 그림동화 작가다. 귀여운 아이들과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100권 가까이 남겼고 그의 정다운 그림들은 크리스마스 카드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동화나 그림보다 더 유명해진 것은 그의 라이프스타일이다. 노년에 시골에서 정원을 가꾸며 옛날식으로 살았는데, 그 모습에 반한 작가들이 쫒아가서 사진책을 내고 다큐멘터리도 찍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 나지막한 언덕 숲 속 오래된 목조주택을 꽃이 만발한 넓은 정원이 둘러싸고 있고, 93세의 타샤 할머니가 창가 책상에 단정히 앉아 동화 속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 옆을 타샤의 반려견인 강아지 웰시코기 매기가 지킨다. 난로에는 타닥타닥 장작이 타면서 따뜻한 온기가 집안에 퍼진다 그 모습 자체가 동화 같다.

<출처: 여성신문>

반려견 웰시코기들과 비밀의 화원에서 함께하는 타샤튜더

 

손으로 만든 동화 같은 정원

그는 1915년 미국의 상류층 집에 태어났는데, 남들 다 가는 사교계 파티는 싫어하고 자연 속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소젖 짜기, 농장일, 살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개성 강한 소녀는 시골에 살고 싶어서 어머니와도 떨어져 지냈고, 남들이 뭐라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았다. 커서 결혼하고 아이 넷을 낳아 키우며 목장 일을 했고, 그림동화를 그려 가족을 부양했다.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후, 쉰여섯에 혼자 버몬트의 시골로 이사하면서 그는 평생 꿈꾸었던 정원을 가꾸며 동경하던 옛날 스타일로 살았다.  

 

타샤 튜더의 너른 정원에는 꿈속 같이 아름다운 꽃밭이 펼쳐있다. 수선화, 작약, 히아신스, 장미, 데이지, 분꽃, 한련,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꽃들이 싱싱하고 탐스럽게 피어난다. 꽃 하나하나마다 어떤 흙을 좋아하는지, 물을 많이 먹는지, 햇볕을 좋아하는지 살펴서 잘 맞는 자리에 심고 수십 년 정성을 들인 결과다. 타샤는 여러 가지 꽃이 섞여 있는 것을 좋아했고 때로는 사람들이 잡초라 부르는 것도 예쁜 꽃이 피면 그냥 키웠다. 너무 인공적으로 잘 꾸며진 정원은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느리고 소박한 삶에 깃든 행복

노년에 등이 살짝 굽은 타샤가 흰머리에 수건을 쓰고 낡은 옷을 입고 맨발로 그 정원을 돌아다니며 구근을 심고 물을 주고 꽃을 돌본다. 잡초 뿌리가 깊으면 수십 년 된 삽을 들고 와 제대로 파낸다. 몸을 작고 말랐어도 평생 일로 굵어진 팔뚝에는 근육이 아직도 좀 남아있다. 정원 가꾸기는 그의 삶이었고, 노동이 아닌 즐거움이었다. 아침에 마당에 나가서 밤새 무슨 일이 있었나 보고 계절과 자연의 변화를 느끼기를 좋아했다. 행복의 비결이 뭐냐고 물으면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인생은 행복하게 살기에도 짧아요. 아름다운 세상에서 최대한 즐겨야죠."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정원과 그림에만 열중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 맹목적인 무한경쟁의 흐름에서 타샤는 의식적으로 벗어나 살았다. "인류는 실수 투성이"라며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소박하게 살다간 이 할머니에게 지금 많은 사람이 감동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기, 동물과 교감하기, 부지런히 일하고 검소하게 살기 같은 삶의 모습이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는 조금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아닐까? 자연을 훼손해서 극심한 기후이변이 생기고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하고 우리의 삶 자체가 위협받는 이때 타샤 튜더 그리고 옛날 우리 할머니들의 삶을 다시 보게 된다.

 

타샤튜더가 그렸던 동화 속 세계처럼, 우리 모두의 집은 우리만의 이야기와 행복을 품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 속에서 찾아낸 느리고 소박한 삶의 가치는 바로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타샤튜더의 그림 속 세계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그녀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따뜻한 행복이 가득하다. 그녀가 만든 비밀의 정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평화와 여유는 느린 삶의 가치를 우리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그렇다면, 우리 각자의 삶에서도 자신만의 '비밀의 정원'을 찾아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을까? 타샤튜더는 그렇게 말했다. 집은 단순히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꿈, 그리고 행복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질과 가치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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